김세일갤러리밈
김세일: 바람으로 서는 것들

전시 소개
큰 받침대가 있을 법한 자리에, 석고로 만든 길쭉한 인체 조각은 묵직한 돌 하나를 발등에 얹고 있습니다. 김세일의 몸들은 분명 곧게 서 있지만, 한참 보면 어떻게 세워졌는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나무, 동판, 석고 등으로 만든 인체 조각들은 2023년 개인전 《또 하나의 몸》의 ‘촉’ 연작에서 이어집니다. 당시 작업에서는 두 몸이 서로를 붙들고, 함께 쓰는 막대 다리 하나로 세 번째 지지점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다리를 모은 채 식물처럼 화분에서 자라는 형상과 물구나무 선 채 웅크린 형상도 있습니다. ‘벽’ 연작은 얕은 홈을 석고로 떠내 캔버스와 결합한 작업으로, 흐릿한 요철로 인체가 드러납니다.
작가는 이 전시의 글을 쓴 평론가에게 조각이 어떻게 설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조각은 사람처럼 서지 못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조각들은 교과서적인 자세를 취하는 대신 양감과 무게를 덜어 내거나 속을 비우며, 형상으로서 간신히 존재합니다.
제목은 작가가 직접 써서 전시장 벽에 옮겨 적은 시에서 왔습니다. 시 속 화자는 나무 깎기를 멈추고 낙동강변에 앉아 있습니다. 바람이 물결을 일으키고 돛을 팽팽하게 하면, 그렇게 일어선 것들이 잠시 조각이 됩니다.
작가 소개
김세일은 1958년에 태어나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갤러리밈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열두 번째 개인전이며, 앞서 김종영미술관(2023)과 모란미술관(2010)에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갤러리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을 작품 소장처로 소개합니다.